신기하게도 대학 졸업 후에 두 회사를 다녔는데 정확히 4년씩 다녔다.
도합 8년의 한국 직장 생활 후 일본에서 일하게 되었을 때 가장 적응하기 힘든 부분이 점심이었다.
운이 좋게도 한국에서는 내 돈 내고 회사에서 밥을 사 먹어 본 적이 없고, 혼자 먹어본 기억도 없다. (특별한 경우 제외)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혼자 먹는건 우울하고 외롭지 않을까 했지만 지금 일하고 있는 회사에서는 점심 식사를 같이 먹는 사람이 거의 없다. 물론 코로나로 인해 재택이 허용되어 출근하는 인원이 더 줄은 탓도 있지만 점심시간이 되자 일을 하다가 가방에서 벤또를 꺼내던가 역 앞에 있는 벤또 가게에 가서 사 와서 모니터 앞에서 먹으면서 일을 하고 있었다...
맨 처음에는 같이 밥을 먹자고, 밥 먹으면서 일이 되냐 이런식으로 이야기를 해봤지만 다들 그게 편한 거 같았다.
시간이 흐르다보니 어느새 나도 혼자 점심을 먹는 게 편해졌고 빈 회의실 같은 곳에서(차마 일하는 책상에서 먹을 순 없었다, 일과 식사는 구분하고 싶은 최소한의 노력이랄까...) 유튜브를 틀어놓고 여유롭게 식사하니 나름 즐거운 혼밥이었다.
안타깝게도 지금 일하는 직장은 항구 쪽이라 제대로 된 식당이 한두 개 밖에 없고 좀 괜찮은 식사를 하려면 전철을 타고 나가야 한다. 일전에는 집에서 도시락을 싸왔었지만 만드는 수고에 비해 너무 허무하게 후딱 먹어버려서 조금 돈이 더 들더라도 도시락을 사 먹기 시작했다. 그렇게 4년 정도를 쭉... 벤또로 점심을 해결했다. (100%라고 하긴 그렇고 80% 정도는 도시락로 점심을 먹었다.)
Hotto Motto가 제일 유명한 벤또 체인점으로 알고 있지만 회사 근처는 홋까홋까테이 (따끈따끈 주막) 밖에 없다.
편의점 벤또는 너무 짜고 달고 해서 벤또 가게가 차라리 낫다고 생각해서 애용 아닌 애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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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까홋까테이, 회사 주변의 유일한 벤또 가게 | 이번 달 메인 메뉴는 스키야키벤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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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주문하고 계산하면 됩니다 | 주문하고 기다릴 여유가 없을 때 애용 | 인스턴트 국이나 컵라면도 비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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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구성, 이런 가격 | 크림 고로케 카레도 판매하고 있다. |
두세 가지 정도의 메뉴가 매월 새로 나오긴 하지만 4년간 여기를 주로 이용한 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는 대충 봄/여름/가을/겨울 시즌 메뉴를 반복해서 출시하는 것 같다.
여행으로 와 한두번 먹는 벤또는 맛있을지 몰라도 매번 먹다 보니 솔직히 한 끼 대충 때운다는 인식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편의점 벤또보다는 즉석 조리하기 때문에 벤또를 먹어보고 싶다면 벤또 가게에서 구매하는 게 더 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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